[exhibition_preface] 2019 자연을 담은 마음 크로키



전시 서문_자연을 담은 마음 크로키 

( 글. 소설가 김재영 / 작성 2019년 )


홍시야 작가는 언어의 마술사다.

저 동글동글한 말소리를 들어보라.

오름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종알종알 댄다.

나무는 키 작은 야생초에게 소곤소곤 속삭인다.

고래는 눈짓만으로도 멀리 떨어진 연인에게

사랑의 말을 전한다.

귀를 기울여 가만히 들어보라.

감귤나무 꽃의 하얗고 향기로운 옹알이를,

섬휘파람새의 흥겨운 노래를.

포옹 포옹 솟는 물방울과

콜콜 잠자는 달님과 메롱 하는  해님을.

말풍선을 입에 물고 날아가던 도요새가 

고망난 돌 위에 앉아 풀어놓는 사연을.



들린다, 홍시야 작가의 그림을 보고 있자면.

바람이 실어 오는 저 아름다운 생명의 합창

그래서 행복하다. 그래서 소망하게 된다.